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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로의 일기

오늘은

청여로 2006. 4. 18. 23:42

오늘은 음력 3월 21일.. 내 어머니 돌아 가신날이지요..

 

제삿상은 밤 12시가 되기전, 한시간 전에 차려지고

 

딱 12시가 되면 두건을 쓰고 두루마기를 갖춰 입은 아버지와

 

오빠와 오빠식구들이 고개 숙여 절을 하지요..

 

옛날 분이신 아버지가 12시 시간을 엄숙하게 지키는 탓에..

 

일찍 지내도 안되고 늦게 지내도 안되어서 음식을 차릴때도

 

낼 모레면 60이 되는 오빠는 아버지께 혼이 나면서 차린답니다..

 

그렇게 일년에 한 번 어머니 제삿날에라도 친정에 가게 되는데

 

올해는 여기에서 맞이하여 그저 전화 한 통으로 인사를 대신하고요,

 

어머니 무덤은 공원묘지인데.. 묘지 아파트라 하면 딱 어울릴 정도로

 

아주 높은 고층에서 아래 저 끝에 있는 묘지 들을 내려다 보면서

 

있으신데..아마도 생전에 사람들과 정답게 이야기 나누길

 

좋아 하신 탓에 공원묘지로 가시게 되지 않으셨을까 생각을 한답니다..

 

그 곳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시리라 생각을 해요..

 

희한하게도 해마다 어머니 제삿날이 돌아오면 늘 꿈을 꿉니다

 

생전의 모습으로요, 그래서 일어나 달력을 보면 기일이 다가 오고 있었고요..

 

그런데 올해는 묘지아파트에 친구들이 더 많이 늘었나 봅니다..

 

제게 오시는 걸 잊으신거 보니까요.. 너무 멀리 와 있는 탓에 못 찾아 오신 걸까요..

 

하마터면 잊을뻔 했지요.. 달력에 적어져 있긴해도 늘 쳐다 보게 되지 않으니까요..

 

오늘 하루 종일 까맣게 까먹고 있다가 저녁을 먹은 후에 생각이 났지요..

 

그래서 전화를 했고요, 올해 93살 되신 아버지 안부를 묻고요..두루두루 안부를

 

묻은데, 새언니는 모두 다 건강하게 잘 있다고 하네요..

 

오빠도 새언니도 건강이 않 좋은 걸 아는데 멀리 나와 있는 내가

 

걱정할까봐 모두 다 잘 있다고 하네요.. 그 말을 믿어야지요...

 

아니 믿고 싶지요.. 그래야 맘이 편하겠지요..

 

소쩍새 우는 봄날에 돌아 가신 어머니.. 보고 싶네요..

 

그렇게 우리 막내 다 못 키우고 돌아 가시면 어쩌나 걱정 하시던

 

생각하면 눈물 나는 우리 어머니..고생만 하시다 가신 어머니

 

하늘 나라에서 편안히 잘 계시길 늘 밝은 맘으로 기도 할게요..

        -2006. 4. 1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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